-고향-
전영란
무엇이 그리 바쁜가
어스름한 새벽
북은 기운을 온 땅에 퍼뜨리며
솟는 해가 묻는다
바람도 쉬어가는
여기 산자락 바위 틈에
그리움을 베고
드러눕고 싶은데
바람의 밧줄에 삶을 걸고
거대한 현실에 이끌려
언제나 쫓기듯 다녀가는 고향
시린 가슴 알고 있다는 듯
먼 산 능선에 내리는 안개
하늘과 땅의 경계가 지워지고
명치끝에 매달린
빨간 서러움하나
세월의 구름 위 눈시울로 젖는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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